본문 바로가기
Economy

헤지펀드 전략_레포

by Beer_Pepperoni 2025. 4. 14.

이전 글에서 헤지펀드가 베이시스 트레이드 전략을 사용하여 파산하였다고 언급했다.

헤지펀드가 자주 사용하는 전략인 레포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다.

 

전략

 

이 전략은 미국 국채의 안정적인 수익률과 단기 조달금리 간의 금리 차이(스프레드)를 활용해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과정을 단계별로 뜯어보면 이렇다.

 

 1단계: 초기 국채 매입

  • 헤지펀드는 기초자본(예: 1억 달러)을 활용해 미국 국채(예: 10년물)를 매입한다.
  • 이 국채는 연 3% 수익률을 지급하는 안전자산이다.

2단계: 레포 시장에서 자금 조달

  • 매입한 국채를 레포(Repo, 환매조건부채권) 거래에 넘겨 담보로 단기 자금을 빌림.
  • 이때의 조달금리(Repo Rate)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예를 들어 1.5%라고 하자.
  • 이 레포 자금은 국채를 ‘팔고 다시 사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담보 대출이라고 보면 된다.

3단계: 다시 국채 매입 → 반복

  • 레포로 조달한 1억 달러로 다시 국채를 매입하고, 다시 레포 거래를 한다.
  • 이 과정을 3~5차례 반복하면, 처음 1억 달러로 3억~5억 달러 규모의 국채 포지션을 만들 수 있다. 즉, 3~5배의 레버리지가 형성된다.

4단계: 금리 스프레드 수익 확보

  • 국채 수익률이 3%, 레포 금리가 1.5%이면, 1.5%의  수익이 생긴다.
  • 이 1.5%의 차익은 레버리지 규모에 따라 최대 4.5%~7.5%의 수익률로 증폭된다.

결론적으로, ‘저금리로 자금 조달 → 고수익 국채에 투자’의 반복 구조로 수익을 내는 전략이다.

 

리스크

 

표면적으로 보면 '국채는 안전하니까 이 전략도 안전하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전략은 금리 리스크, 유동성 리스크, 시스템 리스크에 극도로 민감하다.

 

금리 스프레드 리스크

  •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거나, 반대로 레포 조달금리가 상승하면 스프레드가 축소되어 수익이 급감한다.
  • 특히 인플레이션 쇼크나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은 레포 금리를 밀어올려 수익성을 깨뜨린다.

국채 가격 하락 리스크 → 마진콜

  • 보유한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 담보 가치가 하락하고, 레포 거래처(프라임 브로커)는 추가 증거금(마진콜)을 요구한다.
  • 자금 여력이 없으면 포지션을 청산해야 하며, 이때 시장은 추가적인 국채 매도로 압박받아 악순환에 빠진다.

유동성 리스크

  • 시장이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레포 시장 자체가 경색될 수 있다.
  • 이 경우 만기 도래한 레포 자금을 롤오버(재조달) 하지 못해 강제 청산될 수 있다. 이는 시스템 리스크로도 번진다.

레버리지 리스크

  • 레버리지는 작은 가격 변동에도 자산 전부를 날릴 수 있는 구조다.
  • 실제로 LTCM(1998), 2020년 3월 팬데믹 당시 수많은 펀드들이 이 구조 때문에 쓰러졌다.

사례

1990년대 후반, 월가에서 가장 정교한 금융 모델을 갖춘 헤지펀드로 평가받던 LTCM(Long-Term Capital Management)은
채권 시장에서의 작은 가격 차이를 수익으로 바꾸는 전략을 사용했다. 이들은 미국 국채, 유럽 채권, 회사채 등을 대상으로
서로 유사한 만기나 신용등급을 가진 채권 간의 가격 괴리를 포착해, 수렴할 것으로 예상되는 방향으로 롱(매수)과 숏(매도) 포지션을 동시에 구축했다.
이 전략은 일시적인 시장 왜곡을 이용해 수익을 얻는 상대가치 차익거래의 전형으로, 수익률 자체는 작지만 레버리지를 최대 25~30배까지 끌어올림으로써 이를 크게 확대했다.

이들의 자금 조달은 대부분 레포(Repo) 거래를 통해 이루어졌고, 국채 등 안정적인 자산을 담보로 단기 자금을 빌려 지속적으로 포지션을 확장하는 구조였다.
즉, 지금 우리가 말하는 레포를 활용한 레버리지 국채 투자 전략의 원형이자 그 극단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1998년 8월, 러시아 정부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선언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며 상황이 뒤바뀌었다.
시장 참가자들이 일제히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로 몰려들었고, 위험자산(회사채, 신흥국 채권 등)은 급락했다.
이는 LTCM이 보유한 롱 포지션(위험자산)은 손실을 입고, 숏 포지션(국채)은 반대로 가격이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레버리지를 극도로 활용하고 있던 LTCM은 순식간에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담보로 제공했던 채권 가치가 하락하자 프라임 브로커들이 대규모 마진콜을 요구했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LTCM은 포지션을 강제 청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장 유동성이 말라버린 상황에서 이들의 대규모 청산은 가격 폭락을 유발했고, 이는 다시 LTCM의 손실을 더욱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결국 LTCM의 포지션이 무너지면서 파생상품, 채권시장 전체로 충격이 전파될 위기에 처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4개 주요 금융기관을 모아 36억 달러 규모의 민간 주도 구조조정안을 마련하도록 중재했다.
이는 한 헤지펀드의 파산이 단순한 시장 이슈를 넘어, 금융 시스템 전체를 위협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출처 : 위키피디아

 

 

 

헤지펀드의 레포를 활용한 레버리지 전략은 일정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이지만, 시장 환경 변화나 유동성 제약에 따라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